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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

1차 세계대전 이후 건축 변화 정리 : 근대건축의 시작과 도시의 진화

by 보나노트 2026. 3. 27.

1차 세계대전 이후 건축의 변화

전쟁 이후 사회 변화, 기술 발전, 조형예술의 영향 속에서 근대건축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정리

산텔리아 ‘신도시’ 투시도
산텔리아 ‘신도시(Città Nuova)’ 투시도

1. 시대적 배경

20세기 초 유럽은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었고, 결국 1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전쟁이 끝난 뒤 유럽 각국은 경제적 붕괴와 정치적 혼란 속에서 재건을 서둘러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질서는 미국과 소련 같은 비유럽 세력이 영향력을 넓히는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1920년대에 들어서며 근대 사회의 특징도 더욱 뚜렷해졌다. 기업의 합병과 독점으로 산업 구조가 새롭게 재편되었고, 기술과 공업은 대규모로 발전하였다. 한편 구체제의 몰락 이후 노동계급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사상도 힘을 얻었다. 여기에 국제연맹의 등장은 국제 협력과 평화를 향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핵심 포인트
전후 건축은 단순히 양식이 바뀐 것이 아니라, 사회·산업·정치 질서의 변화 속에서 새롭게 재정립되었다.

2. 도시와 산업 환경의 변화

전기의 보급은 산업 생산 체계를 크게 바꾸었고, 산업 조직은 점점 대규모화되었다. 그 결과 도시 중심부에는 고층 건물이 밀집한 상업 중심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팽창은 도시의 주거 문제와 위생 문제를 악화시켰다. 비능률적으로 확장된 도시를 정비하기 위해 지역 계획과 교통망 재구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즉, 근대 도시계획은 이 시기부터 건축과 분리될 수 없는 문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3. 건축 기술과 건축가의 역할 변화

이 시기에는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공학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구조공학 역시 19세기의 정적인 구조 개념에서 벗어나, 보다 새로운 구조 시스템을 다루기 시작했다.

동시에 건축 현장의 기계화와 부품 재료의 공업 생산도 확대되었다. 건축가들은 이러한 변화 자체를 근대 건축의 중요한 조건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건축 산업의 발전 수준은 그 나라의 건축 근대화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조명, 음향, 공기조화와 같은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였다. 따라서 건축가는 단순히 건물 형태를 만드는 사람을 넘어, 기술적 문제를 합리적으로 종합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더 나아가 개별 건물의 설계에 그치지 않고, 도시와 생활환경 전체를 사회적·경제적 관점에서 계획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4. 큐비즘과 새로운 조형 감각

1차 세계대전 전후 조형예술에 큰 영향을 준 흐름 가운데 하나가 큐비즘이다. 큐비즘은 대상의 겉모습보다 그 뒤에 있는 기하학적 구조와 내부 구성을 드러내는 데 관심을 가졌다. 또한 단일한 시점이 아니라 여러 시점을 겹쳐 보며, 시간적인 요소까지 표현하려 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건축에 직접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큐비즘은 순수파, 구성파, 데 스틸, 바우하우스 같은 후속 조형 운동에 강한 영향을 주었고, 이 운동들은 1920년대 이후 초기 근대건축의 사상과 원리를 구체화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5. 미래파와 기계 시대의 이미지

미래파는 속도, 기계, 운동의 감각을 찬미하며 등장한 예술 운동이었다. 이들은 과거의 전통을 부정하고, 기계 시대의 에너지를 예술 속에 담아내고자 했다. 회화와 조각에서는 움직임, 동시성, 상호 관련성을 표현하는 실험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보치오니는 이러한 운동의 핵심을 가장 분명하게 해석한 인물이었고, 뒤샹 역시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미래파는 비록 장기간 지속되지는 못했지만, 기계 시대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표현한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 산텔리아의 신도시 구상

안토니오 산텔리아는 미래파의 혁명적 정신을 건축 분야로 끌어들인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생활 양식에 맞는 건축을 주장하며, 전통적 건축 양식이 더 이상 현대 사회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의 ‘신도시 계획(Città Nuova)’은 지하철, 엘리베이터, 고층 아파트, 입체 교통 체계를 결합한 미래 도시 구상이었다. 특히 교통을 서로 다른 높이의 레벨로 분리하려는 발상은 당시로서는 매우 급진적이었다. 도시의 활동이 수직적으로 조직되고, 보행과 차량의 흐름을 분리하는 개념은 훗날 실제 도시계획에서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의 계획안은 대부분 도면과 투시도로 남아 있으며, 그 안에는 미래적 도시 풍경에 대한 강한 비전이 담겨 있다. 비록 생전에 큰 실현을 보지는 못했지만, 1960년대 이후 등장한 여러 도시 계획 경향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산텔리아의 의미
전통을 과감히 끊고, 기술과 교통을 중심으로 한 미래 도시의 이미지를 건축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7. 정리

1차 세계대전 이후 건축은 단순히 새로운 양식이 등장한 시기가 아니었다. 사회 구조의 변화, 도시 문제의 확대, 기술 발전, 그리고 조형예술의 실험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건축의 역할과 범위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시기였다.

이 시기 건축은 개별 건물을 설계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 전체와 생활환경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계획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또한 큐비즘과 미래파 같은 예술 운동은 새로운 형태 감각을 제공하며, 이후 근대건축이 발전하는 데 중요한 사상적 자극을 주었다.

결국 1차 세계대전 직후의 건축은 전후 재건의 필요와 새로운 시대정신 속에서, 20세기 근대건축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기반을 마련한 전환기였다.